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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디자인, 소리의 합리적인 선택 - AUNE B1 포터블 앰프


책상에서 스피커로만 음악을 듣던  나이기에 DAP에 포터블 앰프까지 얹어서 갖고 다니며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을 이해지 못했는데 어쩌다 보니 요즘의 내가 그런 이해안되는 행동들을 하고 다니게 되었다.

최근 지인을 통해서 AUNE사의 B1앰프를 알게 되었고, 저렴한 가격과 디자인 그리고 무엇보다 소리가 괜찮아서 하나 구매하게 됐다. 


국내에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해외의 DIY오디오 커뮤니티로 유명한 HIFIDIY에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회사로 M1플레이어를 만들기도 했던 중국의 AUNE사의 제품이다. B1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포터블 앰프로 제품 사양은 아래와 같다.



제품 사양

- Frequency range: 10 Hz – 20 KHz ± 0,15 dB

- THD+N: <0,0008% @ 1 KHz, 600Ω

- Signal/noise ratio: >124 dB @ 600Ω

- Channel separation: > 110 дБ @ 1 КГц, 600Ω

- Output power: 25 mW @ 16Ω, 50 mW @ 32Ω, 100 mW @ 300Ω

- Headphone impedance: 16Ω — 300Ω

- Battery: 4000 mA/h

- Life time: 10 hours for 20 mA, 5 hours for 40 mA

- Size: 65 mm × 110 mm × 18 mm

- Weight: 230 g





외국의 리뷰에서도 공통적으로 소개하듯 B1앰프의 크기는 Fiio의 E12보다 조금 작고 두껍다.


알루미늄을 CNC로 가공하고, 일종의 알루미늄 코팅 가공이라 할 수 있는 아노다이징이 적용되어 있으며, 내부를 들여다 볼수 있는 디자인이다. 뒷면에는 가죽으로 끼워넣은 면으로 약간의 멋과 고급스러움을 주려고 애쓴 흔적을 볼 수 있었다. 물론 내가 디자이너라면 더 이쁘고 더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추구 했겠지만 B1앰프의 가격대에서 디자인의 완성도를 생각해 볼때 꽤 훌륭하다고 칭찬해주고 싶다. 그래도 볼륨노브의 디자인과 위치 크기 등에서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사진만 봤을때는 실버에 붉은 가죽이 사용된 제품이 이뻐 보이기도 했으나 아노다이징 처리가 안되었다는 지인의 얘기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블랙 제품을 선택했다. 실버 제품을 구입을 고려하고 있는 유저라면 꼭 알고 구입하기 바란다. 또 전원이 들어와 있음을 표시해주는 칩L.E.D도 블랙의 경우는 노란빛 이지만 실버 제품의 경우 붉은빛을 발산한다. 홀로 음악을 듣는 중에 이 빛을 보고 있노라면 오묘한 기분이 드는데 아마도 붉은 빛이라면 이러한 오묘함을 느끼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 즉 무조건 블랙으로 구입하라는 것이다.


박스 포장에서 제공된 3.5mm 점프케이블과 충전케이블이 포함되어 있어서 별도 구매하지 않아도 되지만, 너무 초라한 케이블들이라 이걸 그대로 쓰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약간의 추가적인 투자로 저렴한 케이블을 구입하여 사용할 것을 권한다.


제품사양에는 표기되어 있지 않지만 충전은 안드로이드 충전 케이블을 이용하면 된다. 내가 아이폰 유저라 이럴땐 아쉬움이 좀 생기지만 지인들 만나면 보조배터리를 수혈 받곤 하는 일이 많아서 한편으로는 케이블을 챙겨 다니지 않아도 지인의 것을 쉽게 빌려서 충전할 수 있어 좋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불만을 만족으로 생각을 바꿨다. 긍정적인 사고는 늘 사람을 발전케 한다.


제품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인증마크 맨아래에 일련번호가 표기되어 있는데 출시된지 얼마 되지 않은 제품이라 내가 소유한 제품에는 400번대의 일련번호가 표기되어 있다.

 

다른 포터블 앰프들과 약간의 차이점이 있다면 전원 스위치를 On으로 했을때 릴레이가 동작하는 ‘딸깍’ 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이는 전원을 켰을때 발생하는 ‘퍽노이즈’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함인데 포터블 앰프에 대한 경험이 너무 부족한 탓에 릴레이가 장착된 포터블앰프는 처음 사용해 본다. 


측면에는 GAIN스위치가 있어  입력신호 레벨을 5dB 또는 15dB로 조절할 수 있고, 바로 아래에 있는 CLASS A스위치로 20mA의 전류를 공급할지 40mA의 전류를 공급할지를 선택할 수 있다. 꼭 안내를 해주고 싶은 것은 CLASS A모드를 On/Off 하는 것이 아니라 CLASS A로직의 회로에 몇 mA의 전류를 공급할 것인지를 선택하는 것이니 정확히 알고 있기를 바란다. 


만약 보조배터리 없이 장시간 외부 이동을 하는 경우라면 측면에 CLASS A라고 표기된 스위치를 낮춰서 20mA의 전류가 흐르도록 한다면 최장 10시간까지도 사용이 가능하다. 10시간까지 쓸수 있는 것인지는 솔직히 안해봐서 모르겠지만 아무튼 표기상으로는 그러하다. 그리고 스위치를 업 상태로 설정할 경우에는 40mA가 흐르기 때문에 5시간 정도 사용이 가능하다. 긴 시간은 아니지만 경기도 시골에 거주하는 내게 5시간이면 강남권 정도는 대중교통으로 충분히 왕복할 수 있는 시간이라 40mA가 흐르도록 스위치를 Up시켜 놓아도 배터리로 인한 큰 무리가 있지는 않을것 같다.

또 평소 오디오는 전기빨이라 생각을 하는 사람인지라 나의 경우는 GAIN, CLASS A스위치 모두를 UP으로 세팅하여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참고로 오디오 앰프에서의 CLASS라는 것은 어떤 회로 구성으로 증폭을 하는지를 말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오디오 앰프들은 전기의 효율성이 낮은 대신 왜곡율이 적은 CLASS A나 전기의 효율성은 좋으나 왜곡율이 높은 CLASS B, 아니면 이 두가지의 장점을 적절히 혼용한 CLASS AB등으로 나눠 구분한다. 그외에도 더 있지만 그걸 강의할 수준도 못는 일반인인지라 이정도까지만 안내하겠다. 보통의 포터블 앰프 들은 전원공급이 배터리 라는 제약이 있어서 CLASS AB형식인 것들이 많은데 B1은 CLASS A라는 점이 구매에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있던 컨택 포인트 였다. 음질 만큼은 확실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으니 말이다.


CLASS A이기에 전기 소모량이 많은 만큼 발열도 좀 있는 편이라 방열판 역활을 할 수 있도록 알루미늄 케이스를 채용한 것은 아주 탁월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겨울이라 다운파카 안주머니에 넣고 다니면 따뜻한 열이 전도되어 심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대류로 공기층이 형성되어 순환되다 보니 핫팩 한두개를 포개어 휴대하는 듯한 착각과 따스함 만끽할수 있다. 하지만 다가올 여름에는 가방에 넣고 다닐 것을 염두하는 것이 좋겠다.


배터리 잔량을 확인하는 방법은 GAIN, CLASS A, POWER 스위치가 있는 반대면에는 있는 인디게이터를 이용하면 된다. 배터리를 잔량을 확인할 수 있는 버튼 짧게 눌러주면 바로 위에 위치한 LED에서 깜빡임으로 잔량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인디게이터를 보는 방법을 잘 몰라서 불편했는데 지금은 조금씩 익숙해져가고 있다. 한번 눌렀을때 5번을 누르면, 100% 남아있음을 의미하고, 4번을 깜빡이면 80% 남아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눌러보니 2번 깜박였으니 40% 남아있는 것이다.





내부기판에는 부식이나 산화에 강한 VISHAY사의 SMT 메탈필름저항, 고주파 특성이 좋고 온도 변화에도 안정적인 값을 유지하는 C0G 콘덴서(아날로그 회로에 주로 사용되는데 오래전 라디오를 좀 오래 켜두면 주파수가 변경되는 경우를 경험해본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게 바로 캐패시턴스 값이 변화되어 생기는 문제이다.), 누설전류가 적어서 용량의 오차범위가 적고, 온도나 주파수에 의한 변화가 적은 탄탈륨 콘덴서 등이 사용되었다. 땜쟁이가 아닌 일반인이라 기본적인 수준으로만 알고 있어서 긴 설명은 못하겠지만 가격에 비해서 너무나 월등히 좋은 부품이 사용되었고, 케이스를 열어보지 않고서도 기판의 일부분을 들여다 볼 수 있기 때문에 전자에 대한 기초 지식만 있는 사람들도 쉽게 품질을 짐작케 한다.


전원을 넣고 약 30분 정도 시간이 경과된 뒤부터 정상적인 예쁜 소리가 나온다는 지인의 말에도 불구하고, 성격급한 나는 30분을 기다릴 수 없어 전원켜자 마자 사용했다. 처음에는 정돈되지 않은듣한 소리를 듣는듯 하다가 몇곡 듣고 있으니 조금씩 안정된 소리를 찾아가는듯 했다. 스테이지감도 매우 좋았고, 주로 듣는 고음위주의 음악들에서도 매우 만족스러운 느낌을 주었다. 사라브라이트만, 조수미, 자드, 고토마키, 강수지 등 여성 보컬음악을 주로 듣는 내게는 딱 맞는 제품이다.


앰프를 몇일간 사용하면서 생긴 작은 불만은 전원을 넣고 최소 20~30분은 지나야 소리가 만족스러워지는데 짧은 거리의 우체국, 은행을 다녀올때면 기다렸던 시간들이 아까워서 스피커를 안켜고 포터블로 계속 음악을 듣게 상황이 생기곤 한다. 어쩔수 없는 일이기에 요즘은 외출준비 하기전에 미리 켜두는 습관을 갖으려고 노력중인데 쉽지 않다.


약 $200 정도에 판매되고 있는 이 B1앰프의 소리가 최고라고 할수는 없겠지만 $200~$300대 정도의 앰프들 중에서는 가격, 외형소재, 부품품질, 회로구성, 디자인, 소리등 종합적인 부분에서 높은 만족도를 줄 수 있는 가장 최선의 선택이 아닐까 싶다. 중국 정말 무서운 놈들이다. 어떻게 이걸 $200 정도에 만들어 팔 수 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